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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숙 스테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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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숙 스테이징

부동산캐나다의 칼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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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숙
58043
10289
2017-05-16
망치와 드릴

 

 어릴 적 내 아버지의 직업은 ‘건축 청부업’이었다. 그때는 그게 뭐하는 건지도 모르면서 선생님이나 다른 어른들이 아버지 하시는 일을 물어오면 엄마가 그랬듯이 ‘청부업이요.’라며 무심하게 대답했었다. 


 아버지는 자주 지방으로 나가서 공사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오시곤 했는데 더러는 그 기간이 수개월인 때도 있었다. 중학생이 되어서야 그것이 대략 ‘집 짓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마침내 아버지의 분야는 배관과 용접, 여기 말로 ‘plumbing’ 이라는 모든 구체적인 사실을 알았다. 


 그 분야가 배관이든 페인트이든, 집이나 건물을 짓는 일은 모두 남자들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때였으므로 더 이상의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았으며, 단지 그것은 아버지의 영역일 뿐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대학생이 되어 약학을 전공한 나는 졸업 후 당연히 약국을 개업했는데, 도무지 하는 일이 재미가 나질 않았다.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니 환자상담이 반가울리 없고, 하루 종일 약국 안에 갇혀있는 것이 무척이나 따분하고 답답했으며, 처방약 조제 및 의료보험 청구 등 반복되는 업무는 창의적인 것이 하나도 없어 쉽게 진력이 났다. 


 그러니 기회만 있으면 약국 문을 닫고 나가기 일쑤였고, 그나마 오는 손님들은 돈 없는 시장 노점 아줌마라고 약값을 안 받거나, 다리 절뚝거리며 폐지 주워 파는 할머니는 불쌍하다고 공짜로 약주고 하다 보니 약국이 잘 될 리 없었다. 


 결국은 3년 만에 약국을 그만두고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나의 길이구나.’ 할 정도로 너무 재미있었다. 오래 묵은 예술가라도 된 듯 폼을 잡고 미술관 나들이를 하고, 전시회를 참석하고, 미술 관련 책들을 사들이면서도 전혀 아까움이 없었다. 


 그러다가 캐나다에 이민 와서 다시 한동안 약국 일을 했지만 재미없고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오히려 내겐 홈디포에서 하는 레노베이션 세미나가 더욱 흥미진진했으니, 매주 참석하며 마룻바닥 Flooring하는 것도 보고, 페인팅 하는 것, 실내 분수 만드는 것 등을 보며 이런 작업들을 누구나 직접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틈만 나면 홈디포에 가서 공구와 부속, 목재들, 페인트 색상 등을 구경하곤 하다가 어느 날 여러 가지 모양의 스크루 드라이버가 손잡이에 모두 달려있는 세트를 구입했는데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감격스러웠다. 


 그것을 시작으로 집에 있던 커튼도 바꿔 달고, 페인팅도 새로 했으며, 식기세척기까지 교체했는데, 전혀 배운 적도 해본 적도 없는 이런 일들을 하면서 힘들고 번거롭다는 생각보다 이렇게 재미난 일을 직업으로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이건 순전히 아버지의 피물림이었고, 내 속에 있었던 아버지의 유전인자를 뒤늦게 알아차린 것이었다.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하는 역마살 때문에 주로 지방의 건설현장을 찾아다니던 아버지, Nine to Five(9 to 5)의 쳇바퀴 같은 일상을 못 견디는 나, 하나하나 구상하고 조립하는 꼼꼼함과 완성된 결과물에서 얻어지는 성취감에 뿌듯해 하는 나는 우리 아버지의 딸임이 분명하다. 


 스테이징 일을 시작하고 전기드릴을 구입하면서 또 얼마나 행복했는지 스크루 드라이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전기톱이나 전동 네일건(Nail Gun)을 사게 되면 나는 아마 감격 충만으로 까무러칠 지도 모른다. 


 이제는 집 짓는 일이나 건축공사와 관련된 일이 더 이상 남자들만의 직업이 아니다. 스테이징이 집을 고치거나 새로 짓는 것만큼 힘든 중노동은 아니지만 물건을 싣고 나르고 옮기고, 못을 박고 나사를 조이는 등의 육체적인 노동과 함께 미술적인 안목과 창의성을 요구하는 작업인데, 이 두 분야를 모두 좋아하는 나에게는 정말 딱 맞는 환상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까다로운 손님도 예쁘고, 복잡한 작업에도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오로지 재미있다. 게다가 작업을 끝내고 나면 이제는 소주 한 잔까지 생각이 나니 드디어 ‘망치와 드릴’을 벗 삼는 노가다에 입문한 모양이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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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숙
58037
10289
2017-05-16
스테이징으로 강조되어야 할 부분

 

 

 스테이징을 하면 대개 집이 예쁘게 변할 거라는 기대를 한다. 직접 스테이징에 대한 경험이 없어도 그런 용어를 들어보았거나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이미 해보았거나, 또는 집을 보러 다니는 중에 스테이징 되어 있는 집을 보았던 적은 있을 텐데 그래도 아직 스테이징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막상 집을 내놓을 때가 되면 여전히 ‘스테이징을 꼭 해야 하나?’ 하는 의구심과 예상하지 못한 비용 때문에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마침내 부동산중개인의 권유와 설득으로, 아니면 본인의 자발적인 결정으로 스테이징을 처음 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런 이유로 사람들마다 각각 기대하는 바도 다르고 각자의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 지에 따라 스테이징이 완료된 후에 보이는 반응도 각기 다르다.  


 집의 면적과 쓰이는 소품에 따라서 스테이징 가격이 결정되어지는데 예를 들어, 가격이 천불이라고 가정했을 때 Before의 반응은, 몇 만 불어치의 무지무지하고 터무니없는 변화를 기대하거나, 반대로 ‘돈 천 불 들여서 얼마나 좋아지겠어’ 하며 그 효과를 가볍게 여기는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그런가 하면 ‘이렇게까지 해야만 집이 팔리나?’하며 괜한 돈을 쓴다는 생각으로 언짢아하기도 한다. 또는 지니고 있는 기존의 가구나 소장품을 과소평가한 나머지 가구를 포함한 대부분의 물건들을 스테이징 업체의 것으로 채우려는 경우도 있다. 


 이리저리 가구를 재배치하고 정리하고 물건을 옮기고 나르면서 스테이징을 끝내고 나면 After의 반응은, ‘똑 같은 집인데 이렇게 확 달라졌네요’하며 열렬한 찬사를 보내는가 하면, ‘전문가가 손을 대니까 역시 달라지네요’하며 이 영역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더러는 애써 시큰둥한 표정을 짓는 이들도 있다. 

 


 집이 예뻐질 것이라는 기대와 결과에 대한 만족감의 정도는 흔히 스테이징에 쓰이는 소품이나 장식물에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지지만, 단지 오래되고 낡은 것들을 없애고 새롭고 예쁜 것들로만 채운다고 해서 집이 좋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스테이징의 궁극적인 목적 또한 집을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같은 크기의 면적을 더 넓어 보이게, 더 밝고 더 효율적으로 보이도록 집이라는 공간을 강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Before에 예쁜 집만을 기대했다면 After의 만족감이 줄어들 수도 있다.


 부분적으로 예쁜 어느 한 구석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집에 대해 전체적으로 좋은 느낌과 강한 첫인상을 남기는 것이 스테이징의 주어진 임무이므로, 어두운 리빙룸을 밝고 화사한 쿠숀이나 액자, 소품들을 적절히 이용함으로써 시각적으로 밝다는 느낌을 주어 리빙룸이라는 공간의 쓰임새를 부각시켜야 한다. 좁은 침실을 넓어 보이도록 하기 위해 불필요한 가구나 물건들을 치우고 밝은 색의 침구와 소품으로 장식함으로써 침실의 크기가 적당하다는 것을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예쁘지 않고 효율적이지 않아서 단점이 되었던 부분까지도 보완하여 전체적으로 좋아 보이도록 효과를 주는 것이지, 오로지 예쁘게 보이도록 꾸미는 것만은 아니다.  


 스테이징으로 강조되어야 할 부분은 멋진 액자나 값비싼 장식품이 아니라 더 넓고 밝으며, 더 아늑하고 편리하게 꾸며진 집이라는 전체적인 공간이다. 스테이징의 의미와 효과를 잘 이해하고 그 초점을 물건이 아닌 공간에 부여한다면 Before의 기대치와 After의 만족감이 적절한 선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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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숙
58036
10289
2017-05-16
페인팅

 

 

 이사를 계획하면서 집을 내놓기 전까지 집주인이 해야 할 일들 중에는 물건정리와 집안 구석구석 대청소, 그리고 지저분해진 벽을 깨끗하게 새로 칠하는 페인팅을 들 수 있다. 이렇게 힘든 작업들이 끝나면 이사준비의 거의 3분의 2는 마친 셈이니 그 다음은 Showing을 잘 해서 팔 집과 살 집을 골라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되는 조금은 재미있으면서도 어렵지 않은 일들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안 쓰는 물건과 필요이상의 가재도구들, 안 입는 옷과 신발, 가방 등을 정리해서 버릴 것은 버리고 가져갈 것은 따로 보관함으로써 집 안의 물건들을 줄이는 것은 어느 집이든 해야 하는 당연한 과정이다.

 

글로 쓰면 단 한 줄의 문장이지만 ‘물건정리’가 그렇게 간단하지도 않으며 시간도 꽤 걸린다는 사실은 한 번이라도 이사를 해본 경우라면 저절로 알게 된다. 게다가 이 작업은 오로지 집주인이 해야 하는 일이기에 더욱 벅차다. 


 이렇게 정리를 하다 보면 먼지도 나오고 쓰레기도 나와서 청소는 당연히 따라오는 그 다음 과정이다. 평소 때의 청소도 아니고 집을 내놓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창문이며 문틀, 부엌 캐비닛과 욕실은 물론 전등의 먼지까지 모든 부분을 깨끗이 해야 하지만 청소용역업체를 이용할 수 있으니 비용은 들어도 몸과 마음이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다. 


 페인팅도 역시 전문가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심적으로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지만, 집주인이 직접 칠하는 경우도 의외로 많이 있다. 대개 새로 이사 와서 살림을 넣기 전에 다시 칠하거나, 이사를 앞두고 색상을 바꾸기 위해, 또는 벽의 얼룩을 가리기 위해서 새로 페인팅을 하는 것이 보다 일반적이다. 여기의 문화처럼 같은 집에 계속 살면서 2-3년마다 새롭게 빨간색으로, 또는 노란색으로 바꿔 칠하는 것이 우리 한인들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으며, 색에 대한 고정관념이 아주 깊게 박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색상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도전하려는 마음이 없다면 우리는 매일 언제나 가장 무난한 흰색계통의 벽 안에서만 살아야 한다. 그러나 페인트가게를 가보면 색상의 종류는 몇 백을 넘는다. 가장 저렴하게 집 안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는 방법이 페인팅이다. 언젠가 우연히 노랑머리 캐네디언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온통 검정색으로 칠해진 벽과 흰색 테두리의 창문에 맞추어 인테리어도 블랙 & 화이트와 은빛의 메탈소재 소품으로 아주 세련되고 깔끔하게 꾸며져 있어서 그야말로 잡지 속의 집을 보는 것 같았으며, 정작 검정색으로 실내를 칠할 수 있다는 그 용기가 자못 놀라웠다. 


 페인팅은 까다로운 장비나 도구가 필요하지 않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업이다. 물론 전문가만큼의 실력을 갖출 수는 없겠지만 한 두 번 스스로 하다 보면 실내 벽을 칠하는 것 정도는 어려움 없이 할 수 있게 된다.  


 이사를 할 때 염두에 둘 것은 실내뿐 아니라 현관문도 살피는 것인데, 현관문은 그 집의 얼굴과 같아서 이웃집들과는 다르게, 차고문과도 구별되게 칠하는 것이 좋다. 실내는 깨끗하게 새로 칠했는데 들어서는 현관문의 칠이 오래되고 군데군데 벗겨져있거나 갈라져있다면 ‘오래된 집’이라는 인상을 주기 쉽다. 색상에 대해 정 자신이 없는 경우 전에 칠했던 것과 같은 색으로만 칠해도 훨씬 새 집처럼 보인다. 


 계속 지저분하게 살다가 이사할 때 한번 대공사를 벌여 깨끗하게 칠해놓고 다른 집으로 가는 것보다는 사는 동안에도 가끔 새롭게 다른 색으로 페인팅 한다면 달라진 분위기에서 새로운 기분으로 살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이사할 때도 새로 칠하는 것이 그리 부담스러운 작업이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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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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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6
개와 고양이, 그리고…

 

 

 일반적으로 개나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을 키우는 집이 많이 있다. 개 한 마리 정도는 보통이고 두 마리, 혹은 세 마리를 키우거나 더러는 개와 고양이 몇 마리를 같이 데리고 사는 집도 있으며 여기에 덧붙여서 햄스터나 이구아나를 키우기도 한다. 오로지 새만 키우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아직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돼지나 닭을 집 안에서 애완용으로 키우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그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다.


 예전에는 가축이라 하여 모두들 밖에서 키우고 살림에 보탤 목적으로 길러지던 동물들이 이제는 애완동물이나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으로 집 안에 들어와 가족의 한 구성원이 되어 사람과 같이 생활하고 있으며, 사람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개나 고양이들도 심심찮게 보게 된다. 


 개를 친구처럼, 동생처럼, 자식처럼 여기며 애완동물로 키우는 것은 오래되었지만, 마당에서 쥐를 잡던 고양이가 언제부턴가 슬금슬금 집 안에 들여놔지더니 쥐를 닮은 햄스터도 들어오고, 바깥 우리에서만 크던 토끼가, 닭이, 돼지가 하나씩 들어오면서 급기야는 뱀이나 악어 등 야생동물까지 집 안으로 들어오니 인간의 영역이 좁아지는 것인지 넓어지는 것인지 가끔은 헷갈린다. 지금은 시들하지만 한 때 어항에 물고기를 넣어 키우는 것이 유행이었던 적도 있었다. 


 물고기야 호수나 수족관에 가서 잘 키워 놓은 것을 보면 되고, 새들은 길 가다가 머리만 하늘로 향해도 볼 수 있으며, 뱀이나 악어는 오히려 나타날까 봐 무섭다. 자연에서 크는 것들을 굳이 데려다가 가두어 놓고 먹이를 주며 키우는 것보다는 자연 속에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이것은 나의 생각일 뿐 각자의 개성대로 사는 세상이니 옳고 그름의 잣대는 무의미하지만 이사하기 위해서 집을 내놓을 경우에는 애완동물의 특별한 관리가 요구된다.


 집을 보러 갔는데 낯선 방문객에 놀란 고양이가 이 방 저 방으로 피해 다니거나, 자그마한 강아지가 요란하게 짖으면서 반긴다면 마음 놓고 집을 살필 수 없을 뿐 더러 그들의 냄새와 배설물, 털 등이 연상되며 청결한 이미지와는 멀어진다. 


 또한 개와 고양이는 보이지 않으나 그들의 밥그릇, 물그릇과 배설물통이 그대로 놓여 있다면 역시 마찬가지다. Showing을 돕기 위해 키우던 개나 고양이들을 데리고 집을 비울 계획이라면 그들의 소지품마저 챙겨서 들고 나가는 편이 번거롭지만 확실하다. 


 이미 배어있는 동물의 냄새는 어찌할 수 없겠으나 그들의 물건이 보이지 않으면 냄새도 덜 느껴지며, 아울러 집에 대해 좋은 첫인상을 남기는 것에 이들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아예 집이 팔릴 때까지 아는 집에 이들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 주변에 그런 고마운 친구가 있다면 문제될 것도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우리들은 어쩔 수 없이 귀찮고 번거로운 행사를 치러내야 한다.


 실례로, 개와 고양이를 각각 한 마리씩 키우고 있는 나의 경우에도 오픈하우스 동안 이들을 데리고 차 안에서 있느라고 고생한 적이 있다. 차 안이 온통 고양이 털 투성이가 되는 것은 물론, 고양이가 ‘야옹’ 하면 개도 덩달아 ‘낑낑’ 거리니 정신이 하나도 없을 뿐 더러 더욱이 이들이 언제 물을 먹기 원하는지, 언제 마려워하는지 알 수 없으니 대강 눈치 봐서 물도 대령했다가 배설물통도 들이댔다가 하느라 진땀을 뺀 적이 있었는데 다행히 오픈하우스 당일 복수 오퍼가 들어와서 요란한 고생이 한 번으로 끝날 수 있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이 집이 안 팔리는 직접적인 이유가 되지는 않겠으나 Showing에 방해를 줄 수 있으며, 깨끗하지 못한 주변으로 바이어의 구매의욕을 떨어뜨리고 결국은 내 집이 시장에 오래 남게 되는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귀찮고 번거롭지만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앞당길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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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숙
58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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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9
최고의 효과

 

 

 

 스테이징에서 최고의 효과란 예쁘게 꾸민 집이 Showing을 시작한지 3일 안에 Over Asking의 오퍼를 받고 팔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주인과 부동산 중개인, 그리고 스테이져가 서로 협력하는 좋은 팀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쁘게 꾸미기만 하면 되지, 무슨 팀웍씩이나.’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무엇이든 잘 되는 일에는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수고와 공들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중개인의 정보력과 거래를 성사시키는 실력, 집주인의 현실 인식 및 집에 대한 관리와 청소, 그리고 집을 예쁘게 꾸며서 다른 매물보다 우월한 비교경쟁력과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높여주는 스테이져의 인테리어 센스 등, 이 모든 것이 삼위일체를 이루어 협력이 되어야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고 최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에 스테이징을 했던 여러 집들 중에서 이렇게 리스팅된 가격보다 더 높은 집값을 받고 팔린 집은 많다. 그 중 A와 B, 두 집의 경우를 옮겨 보고자 한다. 


 A는 이른바 부자동네라고 하는 조용한 주택가에 있었으며 2밀리언이 훨씬 넘는 집이었다. 주변에는 한인보다 주로 백인들이 이웃해 있었고, 그들의 집 대부분이 앞마당에는 고가의 자동차가, 뒷마당에는 전문가의 손길로 잘 다듬어진 수영장과 정원 등으로 한눈에도 근사해 보였다. 


 이에 비해 A주택의 외관은 양 옆의 집들보다 다소 초라하고 낡아 보였는데, 반갑게도 집안 내부는 오픈 콘셉의 막힘없는 레이아웃과 화려한 마감재로 더 손 볼 것이 없었다.  


 번거로운 작업 때문에 스테이징을 달가워하지 않았던 집주인도 부동산 중개인의 권유와 나의 설득으로 마음을 바꾸고 협조를 잘 해주었다.


 산만하게 흩어져있던 가구를 새롭게 배치하고 어색했던 실내장식을 조화롭게 더하고 빼서 각각의 공간에 어울리는 분위기로 만들었더니, 처음에는 되는 대로 싼 값에 팔겠다던 집주인도 다시 살고 싶어질만큼 예쁘게 바뀌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집은 나온 지 3일 만에 아무런 조건도 붙이지 않은 채 리스팅 가격보다 더 높은 값으로 팔렸으며, 소품을 회수하기 위해 다시 방문했을 때 집주인은 냉랭했던 처음의 태도와는 달리 고맙다며 선물까지 내밀었다. 뭘, 이 정도쯤이야. 


 B주택은 토론토 중심부에서 좀 떨어진 외곽의 한적한 동네에 위치했으며, 크기도 A와 비슷했고 내부 또한 손볼 것이 없을 만큼 말끔했다. 그러나 높은 천정은 구색이 맞지 않는 가구와 맞물려 집 안은 휑하고 썰렁하니 안정되어 보이지 않았으며, 각각의 공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서 우리의 ‘환상적인 팀웍’이 또 한번 발휘되었으니, 좋은 값에 팔고자 하는 집주인은 적극적으로 필요한 소품이나 가구를 충분하게 준비하였고, 구석구석 먼지까지 깨끗하게 청소해주었다. 


 게다가 힘들게 고생한다며 손수 맛있는 밥까지 지어주고 과일도 깎아주고 해서 잘먹고 재미있게 일을 끝낼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느라 그분도 덩달아 나만큼 고생했을 것이다. 


 필요한 가구를 더 넣어서 공간의 효율성을 살리고 산뜻한 장식으로 허전함을 없애고 나니 집은 생기가 났고 우리는 모두 만족했다. 


 그리하여 나온 지 하루 만에 Over Asking으로 팔렸으며, 역시 최고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고객의 의사만을 존중하고 대충 정리해서 팔고자 하는 부동산 중개인이나, 내 집을 팔면서 남의 집 일인 듯 무사태평한 집주인, 스테이징을 한다면서 고루한 액자 몇 개와 간단한 소품만을 걸어 놓는 얄팍한 스테이징 업체 등, 어느 한 부분이라도 이런 식이라면 최고의 효과는 벌써 물 건너갔다. 


 위의 두 집이 모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한번 더 둘러보는 성실한 중개인과, 믿고 맡기며 잘 협조해주는 집주인, 그리고 공간의 효율성을 살린 산뜻한 실내 분위기로 매물의 가치를 드러낸 스테이징의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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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숙
58041
10289
2015-03-12
낯선 문화, 그리고 스테이징(2)

 

 

 시대적인 문화의 차이는 인터넷이 대표적이다. 클릭만 하면 누구나 손쉽게 원하는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지만, 거꾸로 물건 하나를 팔기 위해서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내 집 주변의 시세를 알아보기 위해, 또는 이사 갈 집을 찾기 위해 MLS(Multiple Listing Service), 또는 Kijiji 등의 관련 사이트를 열어보면 매물로 올라 온 엄청난 양의 주택이나 콘도에 대한 정보가 아주 상세하게 나와있다. 

방은 몇 개이며 그 크기는 어떠한지, 주방기구는 새 것인지, 주변의 학군은 어떻고 쇼핑몰이나 지하철역은 가까운지 등등. 나열된 여러 장의 사진들로 실내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똑같이 내 집을 팔기 위해서 나도 이만큼의 정보를 제공해야 하니 한편으로 불편한 세상이기도 하다. 

 가격대가 비슷하고 실내구조도 엇비슷한 같은 지역 안에서. 내 집은 남들과는 다르다는 인상을 주어야만 경쟁에서 우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값비싼 가구나 화려한 치장보다, 넓고 밝고 아늑하며 아름다운 실내 모습과 효율적인 공간구성으로 다수의 바이어들에게 매력 있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가 잘 되어있고 예쁘게 꾸며진 집을 보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여유로워진다. 반면에, 많은 물건들이 쌓여 있거나, 혹은 있어야 할 가구들이 없어 휑한 집을 보면 인상이 찌푸려지고 마음도 혼란스럽다. 


 자잘한 물건들이나 필요 이상의 가구들로 어지러운 실내 모습이 찍힌 사진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불쾌하게까지 할 수 있다. 어둡고 복잡한 현관, 어딘지 휑하고 어색한 리빙룸의 사진은 광고의 효과는커녕 구매의욕을 떨어뜨려 곧장 다른 매물을 찾게 만든다.


 사진촬영의 기술적인 방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사진에서 넓고 밝게 보이는 집이, 실제로 보았을 때 어둡거나, 흩어진 가구와 물건들로 좁아 보인다면 바이어는 더 큰 실망을 안고 발길을 돌릴 것이다. 
 실제로 예쁘게 꾸민 집은 사진으로는 더욱 아름답고 훨씬 매력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가구까지 갖추어진 집을 렌트하거나, 내 집을 이용하여 홈스테이, 또는 단기숙박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보다는, 예쁘게 꾸민 실내를 촬영하여 광고에 올리면 더 많은 손님을 끌게 되는데, 같은 값이면 편안하고 안락한 장소를 원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공통된 마음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위해 호텔을 정할 때에도 그들의 홈페이지를 클릭하여 방과 욕실의 상태, 로비나 사우나 등의 시설을 보고 나서 결정하는 것처럼, 잘 꾸며진 모습의 실내 사진은 구매자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첫 번째 단추다. 
 별다른 수고없이 집을 사거나 팔았던 80년, 90년대에 시대가 이렇게 달라질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적응을 해야 할 지, 무시를 해야 할 지는 개인의 자유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현실인 것은 분명하다. 


 집을 팔기 위해 스테이징하는 것이 당연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더불어 스테이징에 드는 비용이 소비성이 아닌, 더 좋은 값을 받기 위해, 그리고 이사의 막중한 스트레스를 일찌감치 털어내고 새로운 생활을 빨리 시작하기 위해 부담하는 이익성의 개념으로 그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의 물결을 타지 않으면 낙오될 수밖에 없는데 아직도 컴맹인 사람들이 절실하게 느끼는 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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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hong
홍미숙
58040
10289
2015-03-06
낯선 문화, 그리고 스테이징(1)

 

 근래에 1970년, 또는 80년대에 이민 온 분들을 종종 만난다. 아주 가끔 60년대에 오신 분들도 보는데, 나로서는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만큼이나 그 시절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어땠을까? 가방 가득 오로지 ‘젊음’ 하나만을 들고 온 그분들이 경험한 문화적인 차이는?


 그 후 한국이 눈부시게 발전했고, 그동안 캐나다도 눈부시게 개발이 되었으며 인구도 엄청나게 늘어난 21세기에, ‘젊음’보다는 ‘물질’이 더 많이 담긴 이민가방을 들고 ‘자신’보다는 ‘자식’을 위해 이민 온 이들이 살면서 경험하는 이국문화에 대한 낯설은 과연 그 옛날과 얼마나 많이 다를까?


 문화적인 차이는 같은 나라 안에서도,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달라지면서 누구나 경험하는 부분이다. 비행기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지구촌이 되면서 비교적 보수적인 정치문화뿐 아니라 직장생활 및 패션, 스포츠, 주거문화는 물론 심지어 밥문화까지 달라지며, 그 속도 또한 점점 빨라지고 있다. 


 두 다리 쭉 뻗고 편안하게 내 몸 뉘일 수 있는 공간이면 충분했던 60, 70년대의 주거문화는, 밖에 있던 화장실이 집 안으로 들어오고, 집집마다 목욕공간이 실내에 주어지며 보다 편리한 레이아웃과 주방시설, 가족 모두의 공간과 더불어 손님을 위한 별도의 공간까지 마련되어지길 원하고, 나아가 그런 공간들이 아름답게 꾸며지길 기대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러니 이국땅에 이민 온 우리들은 동, 서양문화의 지역적인 차이에 얹어서 시대적인 문화의 차이까지 곱빼기로 겪고 있는 것이다.


 이사를 하기 위해 다른 집들을 둘러보면 동, 서양 주거문화의 차이가 금세 드러난다. 사교에 익숙한 서양인들은 손님을 위한 공간 즉, 리빙룸과 다이닝룸이 아름답게 잘 꾸며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한인들의 가정에는 손님을 위한 공간이 없다. 리빙룸은 훼미리룸 같고, 다이닝룸도 어색하고 불편해서 손님이 오면 주방의 한 쪽에 마련된 가족들의 식탁으로 모셔지기 일쑤다. 


 안방으로 알고 있는 마스터 베드룸은 침대 사이즈만 다를 뿐 나머지 베드룸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실내가 밝고 환하며 많은 물건들로 놓인 우리네들의 가정과 달리, 서양인들의 집 안은 어두운 편이며 한눈에도 장식에 공들인 흔적을 쉽게 알 수 있다.


 집을 팔려고 내놓을 때도 서양인들은 스테이징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한인가정은 웬만하면 대충 정리해서 팔고자 한다. 


 그러나 이제 우리도 바뀌고 있다. 팔려고 나온 다른 집들이 잘 꾸며져 있고 더 좋아 보이기 때문에, 내 집도 그렇게 꾸며야만 다수의 외국인 바이어들의 눈에 뜨일 수 있고 그만큼 쉽게 팔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시대적으로 집을 파는 문화가 바뀌고 있음이며, 이러한 그들의 문화가 더 이상 남의 것만은 아닌 것이다.
 

낯선 땅, 낯선 문화에 이어 시대적인 인터넷, 지구촌 문화까지 거부감이나 망설임 없이 잘 적응하는 지금의 70대, 80대 어르신들을 보면 무척이나 존경스럽다. 


 물살을 타지 않으면 낙오될 수밖에 없다. 앞서 나갈 수 없다면 뒤쳐지기까지 하랴? 독특하고 개성 있게 나만의, 우리 집만의 문화를 고집할 수도 있지만, 받아들여서 좋거나 이익이 된다면 굳이 문 닫고 맘 닫고 살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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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hong
홍미숙
58039
10289
2014-08-22
우리 집에 어울리는 가구와 소품

 

 한 때는 앤틱 가구에 관심이 많았던 적이 있었다. 가볍고 날렵한 새 것보다는 중후하고 깊이가 있어 보이는 손때묻은 옛 것이 더 좋았는데, 이와 같은 이유로 나처럼 앤틱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기품 있고 가치가 있어도 남이 쓰던 것은 어딘지 꺼림칙하다면서 새 것만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사를 자주 해야 하는 이민생활에서,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 있는 경우에는 더군다나 새 것이든 옛 것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가구는 제쳐두고 값싸고 운반하기 쉬운 가구들로 들여놓기 마련이다.


 앤틱 가구에 꽂혀서 돌아다닐 때 우연히 앤틱숍을 하는 분의 가정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자신의 집을 쇼룸으로 사용할 목적에서 넓은 집으로 이사했다는 말에 호기심은 더욱 커졌는데 기대와는 달리 집에 들어서는 순간 ‘으악’ 하고 말았다. 가구뿐 아니라 피아노, 벽걸이, 주방의 쟁반조차 모든 것이 앤틱으로 채워져 있었으며, 어느 방을 가도 모든 것이 앤틱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화장실마저 앤틱 소품만이 놓여 있었으니 아름답고 우아하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앤틱에 질려버렸다. 앤틱숍을 하는 분이니까 이해는 되었지만, 한편으로 심플하고 모던한 것들을 몇 군데 잘 어울리게 배치하였다면 앤틱의 고풍스러움이 더욱 드러나 보였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더 많았었다. 


 앤틱은 아니지만 앤틱스타일로 디자인된 나무재질의 셋트가구로 꾸며진 후배의 집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둔탁한 크기에 수많은 곡선으로 웅장하게 조각된 목재가구와 가죽소파, 그리고 장식장이 포함된 다이닝룸 셋트, 보라색 가죽 식탁의자는 보기에도 부담스러웠으며, 왠지 양복과 드레스를 입고 가구와 함께 셋트로 앉아 있어야만 될 것 같은 불편함을 느꼈다. 


 이렇게 앤틱이나 셋트가구처럼 모든 것을 한 가지 재질이나 디자인, 또는 같은 색상으로 채우는 천편일률적인 조합은 장식했다는 느낌보다는 과시용으로 보이며 오히려 지루함과 진부함이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부터 갖고 온 가구와 물건들, 그리고 여기에서 구입한 것들을 같이 어울려 사용하는데, 살면서 취향도 바뀌고 유행도 바뀌는 지라 서로 안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더구나 ‘임시의’ 마음으로 살고 있을 때는 알맞은 배치나 조화로움 따위는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가구나 소품들이 저마다 각각이다. 그렇게 임시적으로 몇 년을 살다가 이제는 한 곳에 오래 살아보리라 마음먹고 교통 편리하고 조용한 동네에 있는 마음에 드는 집을 골라 ‘정착’이란 것을 계획한다. 


 그래서 오랫동안 사용해도 탈 없고 질리지 않아야 하며 품위도 갖춘 유명브랜드의 셋트가구를 큰맘 먹고 장만하지만, 가구를 포함해서 액자나 장식용 소품까지 모든 것을 한 번에 맞추어서 들여놓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대개의 경우 가구 따로, 소품 따로 또는, 가구나 소품 저희끼리도 각각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맞지 않는다.’라는 것은 색상이나 디자인, 크기 및 스타일 등이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테이징을 하기 위해 집을 방문했을 때 그 집의 구조나 공간의 크기 및 벽의 페인트, 기존에 갖고 있는 가구나 물건들의 색상까지 모든 것을 파악한다. 이를 바탕으로 해서 전체적인 디자인을 마련하고 재구성하기 때문에 스테이징에 쓰이는 가구나 소품의 스타일 및 등급 또한 여기에 맞추어 결정되어진다.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어울림과 조화로움을 갖추고 편안하면서도 산뜻한 느낌을 주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가구나 소품 자체가 얼마나 비싸고 좋은가 보다는 절제의 미를 동반한 이들의 효율적인 배치와 서로를 이어주는 연결감이다. 


 우리 집에 알맞은 가구와 소품을 선택하기 위해서 어느 브랜드의 가구를 살 것인지, 어느 인테리어 소품점을 갈 것인지 보다는, 현재 내가 갖고 있는 가구와 물건 및 공간의 효율성을 살핀 후 전체적인 디자인을 구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또, 우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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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hong
홍미숙
58038
10289
2014-08-14
손해보고 파는데 스테이징까지 해야 하나요?

 

 
 

 스테이징 의뢰를 받고 방문한 그 콘도의 주인은 잔뜩 골이 난 표정이었다. 물어보는 말에도 짤막하게 답하는 것으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는데 그날 처음 만난 나로서는 그 이유를 물어 볼 수도 없는 일이어서 그저 묵묵히 나의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집 안을 모두 둘러보고 나서 치워야 할 가구나 물건정리 등 스테이징을 하기 전에 집주인이 해야 할 일을 적어 주자 마침내 속내의 심정을 털어 놓는다. ‘아니, 손해보고 파는데 이렇게 비용을 들이면서 스테이징까지 해야 하나요?’ 아하, 그거였구나! 

 


 맞다. 작은 폭이지만 그래도 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며 콘도를 사두었는데 본전은 커녕 분양가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이다. 


 같은 시기에 주택을 샀던 사람들은, 물론 가격대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한 10만불 이상의 시세차익을 보는 것이 보통인 요즘 세금 등의 비용은 차치하고라도 처음 샀을 때의 가격보다 낮은 값으로 팔아야 한다면 누구라도 억울한 마음에 심통이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중을 생각하며 그대로 눌러 살거나, 금전적인 여유가 있어 세를 놓고 이사 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밑지고라도 파는 것 이외엔 별 다른 방법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콘도의 가격도 평균적으로 올랐다고는 하지만 주택에 비하면 아주 소폭이며, 광역토론토지역은 그나마도 예외라서 이렇게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파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밑지고 파는 것도 그리 유쾌하지 않은데 다시 비용을 들여서 스테이징까지 해야한다니 짜증이 나는 것은 당연하며 나의 방문이 전혀 반가울리가 없을 것이었다.


 스테이징을 하는 것은 오로지 집주인의 선택에 의존한다. 물건을 팔 때 진열을 어떻게 할 지, 예쁘게 포장을 할 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처럼, 스테이징의 필요성을 따져보고 효과를 파악하며 그에 따른 선택과 이어질 결과를 기대하는 것까지가 모두 집주인의 선택이다. 


 주변에 나온 매물이 적고 위치가 좋아서 구매자가 항상 대기 중이라면 스테이징을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없겠지만, 이와 반대라면 스테이징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해야 하는 필수사항이 된다. 더구나 부동산 중개인이 스테이징을 권유했다면 아무리 억울한 마음이 들어도 해야 하니 그들은 전문가이므로 스테이징의 필요성을 알며 바이어의 구매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그 효과를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 콘도의 주변에는 이미 나와 있는 매물이 많아서 서로 경쟁이 심할 뿐만 아니라 찾는 이가 적어서 성사되는 거래가 거의 없었으며, 시장에 나와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차츰 가격이 내려가고 결국에는 아무런 성과 없이 시장에서 거두어 들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스테이징은 당연히 필요했으며 집주인도 할 수 없이 부동산 중개인의 권유를 따랐던 것이고, 골을 내면서도 잘 협조를 해주어 리스팅한지 불과 일주일 만에 팔리는 획기적인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어차피 집을 팔고 이사를 해야 한다면 작은 비용을 아까워할 것이 아니라 얻어지는 큰 결과를 내다 볼 일이다. 스테이징이 집 매매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소품 회수를 위해 그 콘도를 다시 방문했을 때 집주인은 처음과는 반대로 밝고 편안한 웃음으로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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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숙
58034
10289
2014-07-11
마당 정리

 

 지난 해 여름 노스욕의 어느 단독주택을 방문한 적이 있다. 리스팅 된지 한 달이 지나고 거의 두 달이 다 되가는 상태에서 상담하기를 원했는데, 비록 더운 여름 중반이긴 했지만 보러 오는 사람도 별로 없고 들어오는 오퍼도 없다면서 무엇이 문제이고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할 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길 가에 차를 세우고 난 후 집 안을 둘러보기 위해 현관입구로 향했지만 이미 내가 받은 첫인상은 ‘팔려고 내놓은 집 맞아?’ 하는 느낌이었다. 드라이브웨이는 군데군데 갈라지고 깨어져 나갔으며 잔디는 무성하고 그나마 물을 자주 주지 않았는지 누렇게 타 들어가고 있었다. 무성한 덤불로 뒤엉킨 앞마당은 관리의 한계를 넘어섰고, 축 늘어진 나뭇가지 때문에 집 앞의 모습도 일부분 가려져 있었으니 집 안을 들여다볼 것도 없이 이미 앞마당에서 딱 걸린 것이다. 이렇게 확연하게 드러나는 문제를 정말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외면하는 것인지 의아스러웠다.


 스산한 앞마당의 느낌과는 다르게 집 안은 온화한 분위기였다. 보통의 단독주택처럼 지하와 1층, 2층으로 된 아담한 크기의 집이었고, 나름대로 그 동안 살면서 관리해 온 흔적도 있었다. 앤틱으로 고풍스럽게 꾸며진 실내는 많은 물건들로 꽉 차 있거나, 반대로 썰렁하게 텅 빈 느낌없이 적당했으며 액자와 아울러 몇 개의 화분도 요소요소에 잘 배치되어 있었다. 2층의 각 방들도 완벽하게 꾸미지는 않았지만 잘 정리되어 있었으며 크기도 적당했다.


 집 전체 면적에 비해 계단과 복도가 차지하는 비율이 큰 편이었으나 간편한 레이아웃과 좋은 마감재로 인해 비교적 집 내부 전체에 대한 인상이 나쁘지 않았다. 뒷마당도 비록 정리되지 않은 나무들과 군데군데 우거진 덤불로 덮여 어수선했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Deck은 아늑하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가구나 물건들이 아주 많거나 또는 너무 없어서 황량한 경우를 제외하면 어느 집이나 정리한 상태와 꾸민 정도는 비슷하다. 구조도 엇비슷해서 아주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마감재나 장식물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즉 다른 집과 비교해서 특별히 차이나는 이점이 없다면 관리되지 않은 마당은 집을 사려는 바이어에게 마이너스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충분한 포인트가 된다.


 여러 군데 갈라지고 깨어져 나간 드라이브웨이, 잡초와 덤불로 뒤덮인 마당이 한데 어우러져 집은 실제보다 더 오래되고 낡아 보였으니 집으로 들어서면서 이미 감점을 받은 상태인데 집 안을 깔끔하게 정리한들 이것이 구매로 연결되어질까?


 보통 우리네들 대부분이 차에서 내려 차고를 통해 집으로 들어간 후에는 집 안에서만 생활할 뿐 뒷마당이나 앞마당으로 나오는 시간이 많지 않으며 바쁜 일상 때문에 마당을 돌볼 시간이 없다. 마당은 텃밭을 일구어 채소를 심고 가꾸는 것 외에 그다지 관심이 없으며, 조경에 관한 지식과 함께 힘을 들여서 해야 하는 마당관리는 별로 재미가 없다.


 그래도 집을 팔기 위해서라면 마당은 당연히 관리되어야 한다. 꽃과 나무를 심고 멋진 정원을 만들지는 않아도 잔디는 깎아야 하며 나뭇가지와 덤불은 깔끔하게 정리되어야 한다. 내 발길이 닿지 않아도 바이어의 눈길은 곳곳을 누비고 살피며 점수를 매기므로 돌보지 않아도 되는 구석은 없다.


 문제는 마당관리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귀찮은 잔디 깎기야 맘 고쳐먹고 한, 두 시간 땀 흘리며 일하면 되지만 나뭇가지 치기나 잡초제거, 덤불관리는 하루 한나절 일하는 것으로는 표시도 안 난다. ‘나중에 해야지, 집 내놓기 전에 싹 해야지.’ 하며 미루다가 작은 일이 큰 일이 되어 결국은 전문가를 부르고 비용을 들여서 해결하거나, 또는 이처럼 그대로 집을 내놓아 집값을 깎아 먹거나 아예 오퍼도 들어오지 않는 낭패를 보게 된다.


 길고 긴 여름 나절 한 번쯤은 잠깐씩 마당에 나와 잡초도 뽑고 꽃나무 밑에 흙도 바꿔주고 가지도 치며 관리하면 꽃도 더 예쁘고 크게 피며 나 자신의 몸과 정신건강에도 좋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은 돈을 버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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